세상 구경

오사카 4박5일 (2010년 10월)

androbook 본캐 2010. 11. 4. 10:32
여러번 일본에 다녀왔지만 한 해에 두 번은 처음. -_________-**
이번 여행으로 일본에 대한 관심은 좀 접어두고 다음 번엔 런던 땅을 밟으러 가겠다고 소리치고 다녀왔다.

첫 일본 여행이었던 2002년과는 달리 5번째 일본 여행이 되고 보니, 사람들도 우리나라와 비슷비슷하고, 거리도 비슷하고, 신사도 거기서 거기...라고 하면 돈 들여서 뭐하러 다녀왔냐고 구박받을지도 몰라 -_-.

그랬다는 거다. 가기전에도 가족들과 온천 여행이 아니면 일본 여행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가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음 일본여행은 이번이 마지막. 이라고.

이번에는 같이 간 사촌동생이 첫 해외여행인데다가, 몇 년간의 수험생활(?...)로 인해 허약해진 몸뚱이로 걸어다니기 힘들다 하여, 사촌동생 좋아하는 아이쇼핑에 중점을 둔 루즈한 루트로의 여행을 진행하였으므니다.

첫째날 : 오사카 시내. 도톰보리, 아메리카무라
둘째날 : 고베. 히메지 성으로 곧장.
셋째날 : 교토. 기요미즈데라, 근처 신사들, 기온, 가와라마치
넷째날 : 다시 오사카 시내. HEP FIVE, 아메리카무라

숙소 :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벤텐초 역에서 바로 연결되는 오사카 베이타워 호텔. 41층에서 4박 하였음.

1.
이번에는 오사카 주유패스를 살 필요가 없다고 사료되어, 오사카 출장 킷푸를 구입. 관광지 할인이야, 지난 번 여행으로 필요 없음이 증명되었으므로, 800엔이나 더 싼 오사카 출장 킷푸를 사는 것이 당연한 conclusion이었음. 간사이 공항에서 난바로 이어지는 라피도를 타니 지난번과는 달리 지정좌석도 있고, 전철보다는 기차 같아서 편하고 좋았다. 게다가 빠르고.


라피도 타고 난바에서 다시 전철 갈아타고 호텔에 도착. 까지는 좋았는데, 배정된 방에 들어가니 우리들의 코를 엄습하는 타바코노 카오리. -_- 옆 방 청소하고 계신 아주머니께 방 번호 보여주며 이 방이 금연방이 맞냐고 물어보니, 그 층이 금연층이 아니라고 하신다. Febriz를 뿌려줄까?라고 하시는데, 그냥 1층에서 다시 얘기해 보겠다고 하고 내려왔다.

우리가 2시가 되기 전에 호텔에 도착했기 때문에 혹시 빨리 되는 방으로 주려고 그 방을 줬나 싶은 맘에 "생각보다 담배향이 강해서, 방을 바꿨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는데... 예약증 받아가신 언니님께서 금연룸이 없다고 하신다. 아니, 그럴리가. "예약은 금연룸을 했었는데요."라고 하니 아니라고 하시며 예약 프린트물을 가져오신다. 떡하니 쓰여있는 "NON SMOKING" 훗 -_- "곤나니 넌스모킹구데스께도..."라고 하였더니 당황하시며 잠깐 기다려 달라해서 41층 금연방을 새로 배정 받았다.


올라가서 체크해보니 호텔 직원의 또다른 실수. 조식 티켓을 3일치만 주셨다. 지난번에는 무려 한국어를 하시는 직원분도 계시고 했는데, 이 날은 조금 뭔가 끼었던 날이었던 것 같다. 또다시 프론트로 내려가서 마지막 날것이 없다고 이야기 해 티켓을 받아왔다.

든든하게 조식티켓도 다 받아놓고, 담배냄새 없는 방에 짐도 풀고, 오사카 시내로 나왔다. 점심으로 초밥을 먹으러 갈까 하였으나... 찾으려던 무제한 초밥집은 상세한 길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 물어물어 찾아가려니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도톰보리의 어느 덮밥집에서 덮밥을 먹고, 돌아다니다가 아메리카무라로 gogo. 가는 길에 애플샾이 있어서 잠깐 들러 구경을 했다. 이쁘기도 하고, 깨끗하기도 하더라. 우리나라 애플샵도 이렇게 생겼나?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아메리카무라로 찾아가기 위해 미도스지선 신사이바시 역에서 나와 걷다보니 백화점이며, 상가며 근처 상권이 무지 화려했다. 예쁜 옷들도 많았지만 여행 경비상의 문제와 더불어 한국에서의 가격이 궁금해지면서 차마 살 수가 없었다. 환율 차이가 나다보니 전에 왔을 때보다 쓸 수 있는 돈이 궁색해졌다. Loft에서는 정말 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서 구경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bath 제품들은 모두 하나씩 사고 싶었지만... 한 봉에 3천원씩 하는 것들을 마구 주워 담을 수는 없는 노릇. ㅜㅜ

걸어다니다가 나온 크라페집에서 크라페를 하나씩. 으음~~ 맛있. 울 나라 크라페 집들은 왜 다 없어진거지? 있을 때 안 먹어봐서 무슨 맛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내가 하나 차리고 싶다. 차려놓고 매일 먹으면... 살찌겠지. 흠


하염없이 걷다보니 겨울 저녁이 금새 어두워진다. 도톰보리로 돌아가서 초밥도시락을 하나 사고, 호텔 옆 마트에 들러 그럭저럭 먹을만한 먹거리들을 사와 호텔에서 (퍼)먹었다.


2.
태풍이 온다던 30일에는 오히려 별 일 없이 잠잠하드니만, 호텔을 나서는 순간에 사촌동생이 비를 맞았다고 한다. 오늘 날씨가 맑기를 기대했는데. 우산을 가지러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호텔 직원에게 일기예보에 오늘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냐고 물어보니 비는 안 온다고 했단다. ....아... 소데스까...데, 이마 좃도 후룻데 이마스...라고 했더니, 당황하며 혹시 모르니 프론트에 물어보란다. 아뇨, 님 탓한건 아니고 그냥 일기 예보가 궁금했을 뿐이에요. 당황하시긴 죄송스럽게 ^^.


교토를 아껴두고 날씨가 않 좋은 날에 고베에 가기로 했다. 딱히 가보고 싶었던 곳은 없고, 나라의 사슴 농장도 취미가 없어서 바로 히메지 성으로 출발 했는데, 여행 책자가 없이 오니 모든 길에 조금 난관이 있다. 여행책자가 하나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준비 없이 올 땐 확실히 길 찾는데 도움이 되긴 하는구나. 신오사카 역의 JR 킷푸를 끊는 곳에서 히메지까지는 얼마냐고 물어보니 직원분이 말씀하시는 가격이 3천엔이 넘는다... =ㅁ= 완존 당황한 얼굴로 잠시 머뭇거리니, 로컬 트레인의 가격을 알려주신다. 1450엔... 오오 확 줄어드는 구나. 소레데 이이다또 오모이마스... ^^... 라고 했더니 웃으시며 표를 끊어주신다. 어익후 깜짝 놀랬다구욤. -_-;; 차비로 하루에 몇 만원을 쓰라는겨.


JR을 환승하러 가는 길이 꽤나 길고 상점도 많다. 배도 고프고 가는 길이 한시간 반이 걸린다고 하니, 차에서 먹을 생각으로 샌드위치를 샀다. 다행히 한 역을 지나고 나니 자리가 나서 앉아서 가며 사람이 없을 즈음 샌드위치를 먹는데.... 너무 맛있구나. ㅜㅜ 이좌식들!!! 연어 샌드위치를 이렇게 만들어 놓다니!!! 연어도 꽉꽉 들어 있고, 크림 치즈도 듬뿍 들어 있는 샌드위치를 먹고 있자니... 너무 행복하드라. 사촌동생의 한입만 공격에 쩔 수 없이 남은 한 입 주면서도 어찌나 안타까운지. -_-ㅋㅋㅋㅋㅋㅋㅋㅋ(나란 녀자 먹을거에 약한 녀자) 한 번 더 사먹고 싶었는데, 못 사먹고 온 게 아쉽. >_<


히메지 역에 내리니, 관광객을 위한 인포메이션이 있다. 한글로 된 책자도 있고, 언니도 친절하심. 히메지 가는 길은 큰 길로 가면 되는데 비가 오니까 비 맞지 않게 바로 옆 시장길로 가라고 안내해 주신다. 일본은 정말 시장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넓고, 깨끗하고, 지붕도 있고... 일기예보에 비온다는 말이 없었다고 하드니, 현지 사람들도 우산 없이 나온 사람들이 많은듯 했다. 다들 150엔짜리 투명 우산을 하나씩 들고 있네.


히메지 성 입구에 들어가자, 서비스 차원인지 함께 사진을 찍어주시는 일본 전통복장의 여성분들이 두 분 대기하고 계신다. 옆에 계시던 한 여자분께서 사진을 찍어주시겠다고 하시는데, 관광지이다보니 돈을 내고 찍어야 하는 건지, 그냥 찍어주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어 잠깐 머뭇거렸다. 그러자 일본어를 하나도 못한다고 생각하신 듯 걍 무조건 찍어준다고 카메라를 달라고 한다. 전문 사진사인듯한 남자분께 이분들 사진좀 찍어드리세요, 일본어는 하나도 못하는 것 같아요라고 하시니 남자분이 오셔서 카메라를 받아 드신다.

"일본어를 하나도 못 하는 것 같아요.", "중국에서 왔나?"하는 대화를 듣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캉코쿠진데스께도(한국인인데요.)"라고 말해버리고 말았다. 갑자기 두 분이 당황하시며, 남자분께서 뭐라뭐라 마구 떠드시는데, 요점은 일본어 하잖!! 왜 못하는척 하심!! 인 듯 했다. 아니 뭐 반만 알아듣는 실력이라. 그냥 잘은 못하고 조금만 해요 조금만. 이라고 반복해서 말하는데, 남자분이 계속 웃으면서 나의 말을 따라하신다. "캉코쿠진데스께도. 데스께도닷떼... 어쩌구 저쩌구." 아 놕 이 아즈씨 -_-.


사진을 찍고 성으로 들어갔는데, 천수각이 보수공사중이어서 들어가 볼만한 곳이 니시노마루밖에 없었다. 비오는 날 아무도 없는 어두컴컴한 옛 마루복도를 걷고 있자니 문득 무서워졌다. 아니 실은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노무 사촌동생이 "언니, 뒤에 있던 외국인들이 따라오질 않아. 이상해!!"라고 하는 바람에 불쑥 그런 맘이 들어 버렸다. 캭!! 이노무 자슥!!! 그런건 너 혼자 생각하라곡!!! 여튼 ㄷㄷㄷ한 맘이 마구 들 무렵 복도의 끝이 나왔다. 그 끝에 예전 모습을 보여주는 인형이 있어서 잠깐 사진 찰칵.


그리고 바로 나와 버렸다. 히메지 성에서 본 것이 별로 없어서 아쉬워 하면서 돌아오는데, 바로 앞 광장에서 전국 도자기 전시회를 하고 있어 구경할만한 것이 좀 있었다. 그릇들이 어찌나 이쁜지 **-_-**

참지 못하고 사촌동생과 커피잔을 하나씩 사들고 왔다. 커피잔이라기 보다는 사발. 파시는 분은 수프잔이라고 써놓았드라. ㅎㅎ 가져다 놨더니 요즘 울 엄마 밥그릇으로 쓰신다. 잡기 편하다고...ㅋ


커피잔을 산 봉지를 들고 걷고 있자니, 무슨 이벤트를 한다고 말씀을 하시는데 무슨 말인지 잠시 못알아들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도자기전시회에서 물건을 산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매한 제품의 무게를 달아, 바로 앞 시장에서 쓸 수 있는 현금쿠폰을 주는 것이었다. 사촌동생과 각각 200엔씩 쿠폰을 받아서 시장에 있는 도토루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했다. 으흐흐흐. 재밌네 그려. 재밌어.


어느새 시간이 흘러흘러 저녁 시간이 다 되어 가므로, 돌아오는 기차를 탄다. 신오사카 역에서 돈까스를 먹고 왔다. 난 괜찮았는데 사촌동생은 일본음식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듯하다. 다 달달하고 짜고 느끼해서 한국음식 먹고 싶단다. 이 눔아, 오늘이 고작 2일째다. -_-


3.
오늘은 교토 가는 나알~~>ㅁ<. 다행히 비는 안 올 것 같아 그냥 호텔을 나섰다. 근데. 기요미즈데라로 걸어올라가는 길에 비도 안개도 아닌 것들이 후두둑 후두둑 떨어지는 통에 카메라를 스카프로 싸안고 돌아댕겨야 했다. 다행히 내려오는 길에는 해가 비춰주었지만. 기요미즈데라는 아직 단풍이 그닥 많이 지지 않아 지난 번 방문 때와 감흥이 그닥 다르지 않았다. ㅜㅜ 잔뜩 기대하고 왔는데, 12월에나 와야 단풍을 볼 수 있는건가.


점심을 먹고 나서는 길에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야 하나 고민하다가 점원언니에게 무턱대고 추천하나만 해달라고 말걸어 보니, 기요미즈데라 옆의 길을 걸어보았냐고 하시기에 말씀하신 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갔다. 옹, 요기가 어디더뇨. 지난 번 은각사 옆 철학의 길과는 달리 일본 전통색을 보여주는 집들로 구성된 길이었다.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양쪽으로 즐비. 무작정 걷는 길에 보인 마이코 체험을 즐기고 있는 아낙네들. 음 우리도 해보고 싶긴 하였으나 비싼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저거 하고 화장지울 땐 우째야 하는 생각을 하니 엄두가 안 나더라. 그래도 기회 있으면 해보고 싶긴... 해... ㅎㅎㅎ


사진 찍고 실컷 걸어댕기다가 기온을 조금 둘러보고, 가와라마치역에 돌아와 스타벅스에 들렀다. 여행 다니면서 커피숍에 더 많이 들르게 된다. 발을 쉬어주어야 하기에...


그리고 저녁이 되어 돌아와 마트에서 산 저녁거리들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쉬었다.


4.
첫날에 돌았던 시내 구경에서 봐 두었던 쇼핑센타들을 다시 찾기로 했다. 식구들이며, 친구들 기념품을 사겠다고. 여행을 할 땐 최대한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가는 것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팁 중의 하나인것 같다. 기념품 챙기는 일은 너무 힘들어... 시간도 많이 들고 -_- 그래도 하루를 전부 전에 갔던 곳에서 보내는 건 너무 아깝잖아? 해서 첫날에 가보지 않았던 쇼핑센터인 헵파이브에 들러보기로 했다.

소개책자마다 나오는 상어랑 사진 찍기. 사촌동생이 그리도 찾던 baby guess가 보여 이곳에서 조카님들 옷도 사고, 모자도 사고, 윗층으로 올라가 점심으로 카레우동을 먹고, 관람차도 타고, 다시 온 층을 돌아댕기며 아이쇼핑...을 하다보니 한 나절이 지나갔다. 사야할 물품 목록에 들어가 있던 보온병을 사기위해 아메리카 무라에 다시 들러, 쇼핑을 한 뒤, 여행의 피로를 풀겠다며 거품목욕을 위한 입욕제를 사들고서 호텔로 돌아갔다.


그리고, 목욕도 시원하게 하고, 저녁도 먹고. 막날을 마감.


5.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고, 호텔 건너편에 있는 JR역으로 가서 간사이 공항행 표를 구입, 트레인을 타고 공항으로 ㄱㄱ. 집으로 돌아와 여행슈트를 정리하면서 여행을 마무리...

정리하다보니 노트북 터치펜슬을 호텔에 두고 왔다. 젠장. 젠장. 젠장. 고이고이 간직하다가 베터리만 새로 사서 조카에게 물려주려고 한 우리 러블리 큐티하니의 한 부품을 결국 잃어버리게 되다니!!!!!! 나중에 베터리 살 때 펜슬도 구입할 수 있는지 한 번 알아봐야겠다. 으흙. ㅜㅜ


여튼 이렇게 마무리된 두번째 오사카 여행.
다음 번에는 일본 오지 말고 런던가야지~~~~!!! 런던!!! 으하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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