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경

오사카 2박3일 (2010년 6월)

androbook 본캐 2010. 7. 21. 16:19
1. 제주항공!! 굳!! >ㅁ<

이사로 인해 빠듯한 재정상태에서도 나를 4번째 일본여행에 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것은 바로 제주항공!!!! 얼리버드 티켓으로 왕복 125000원짜리 티켓이 나와 주시니 이건 안 갈 수가 없는! 크하. 유류 할증료까지 모두 해서 왕복 항공비 20만 5천원으로 가격을 매겨주시니 이건 뭐... 할부를 걸어서라도 가야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게 만들어버리신 제주항공님하. 살앙해욥 >_<

얼리버드라는 것이 6개월전부터 나오는 티켓이기 때문에, 미리 티켓을 끊어놓고, 여행 직전까지는 여행을 잊고 지냈다. :) 날짜가 다가오는 기쁨은 약 1주일전부터 시작되어, 즐거운 5월이 되어 버렸음.


2. 은자은자은자

이번 오사카 여행에 함께 하기로 한 아가씨는 회사에서 늘상 같이 다니는 아가씨인데, 5년도 더 전에 회사에서 만들어 준 여권에 도장을 한 번도 못 찍어 본 아가씨였다. 첫 해외여행이라고 좋아라 해 놓고는 정작 비행기 떠나는 날 지각하는 만행을 보인 은자. -_- (아 참. 은자는 본명 아님. 그냥 내가 부르는 별명. 으힝힝) 김포에서부터 막혔다고 하니 봐주겠으 ㅋㅋㅋㅋ.

공항에 늦은 것은 물론이요, 제주항공 티켓팅 줄에 서 있는 나를 못 찾고 혼자 방황한 은자. 여러번의 통화를 거쳐 만났는데. 이번에는. ㅋㅋㅋ. 아 왜 웃기지. 우리 뒤에 서 있던 아주머니께서 살포시 우리를 불러 하시는 말씀.

"내가 짐이 많아서... 냉면 박스가 하나 있는데 대신 이름 올려서 짐 좀 실어 주면 안될까? 옷호호.." 

이거슨!!! 공항에서 절대 해주면 안된다는 남의 짐 운반. 아니 이 아줌마가 그 안에 뭐가 들어 있을 줄 알고 우리가...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을 보니 이 아가씨. 눈빛이 멍한 것이, 아줌마가 몇 마디 더하면 부탁을 들어줄 기세. -_-;;;; 내가 수습해야지라고 생각하며 딱 잘라. "죄송합니다." 하고 뒤돌아 버리니. 이 아가씨 여전히 멍하게 사태 파악을 못하고 있다. 아가씨, 비행기 탈 때 그럼 안되는 거라구용. 나중에 비행기에 올라 본인이 가져온 여행 책자를 열심히 읽다가 급 고개를 들고 뭔가를 깨닳은 듯 소리친다. "아까 바로 이 상황이었군뇨!!" ... 이럴거임? ㅋㅋㅋ 그런 건 미리 읽고 오라긔. ㅋㅋㅋ 아 낭.

뭐 여행 내내 요런 시츄에이숑이 반복되어 매우 '오모시로이' 했음. ㅋㅋㅋ 



3. 첫 날. 모래 바람에 뺨따구 맞기. (...)

첫 날, 아침 비행기로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니 11시 쯤. 별다른 준비 없이 간 여행이라서 일단은 주워 들은 오사카 주유 패쓰를 사기로 했다. 오사카 시내는 오늘 하루만 돌 것이었기 때문에 2일권은 필요 없고, 1일권으로. 확장판을 사면 300엔 더 주고 890엔 오사카 행 전철도 탈 수 있다고 하니 확장판으로 구입. 짧은 일본어지만 여행에서는 큰 도움이 된다.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 겁내지 말고 질러보도록 하자. 발음이 틀려도 그 쪽에서도 대충 눈치로 알고 답을 해주는 법이니까. :)


2층 철도 연결 터미널로 가서 "오사카 스유 파스와 도꼬데 카이마스까?"(오사카 주유 패스는 어디서 사나요?)라고 했더니 바로 그 곳이 파는 곳이었다. "이찌니찌노 카쿠다이반데..."(1일 확장판으로...)라고 했더니 바로 내 준다. 오사카 주유 패스 가이드 북에는 각 관광 명소의 쿠폰이 붙어 있어서 오사카 시내 웬만한 곳은 공짜 혹은 할인 입장이 가능하다.

여기서 문제는, 가이드 북이 일본어로 되어 있어서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은 사용에 조금 힘이 든다는 것. "한구루노 가이도부끄와 나인데스까"(한글 가이드북은 없나요)라고 하니 한글판 가이드 북을 한 권 내 준다. 쿠폰은 없는 버전으로. 근데 이 언니. 사람이 두 사람인데. 한권을! -_- 센스 없기는...

 

여튼 이 놈을 들고 오사카행 열차에서 어디에 갈지를 열심히 상의했다. 이왕이면 쿠폰이 있는 놈들은 모두 돌자라는 합리적인 결정. 이었지만. 그닥 즐겁지 않은 결정이라는 걸 곧 절절히 알게 되었다. 첫 날 오사카 관광을 하고 내린 결론인데, 저 쿠폰 북이라는 것이.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관광지를 활성화 하기 위해 기획한 것은 아닐까 한다. 쿠폰으로 공짜로 들어간 곳은 하나같이 볼 것이 별로 없었다. 특히나 오사카 성은.

겉은 옛날 건물 같이 생겼지만, 들어가보면 그냥 일반 건물에 일본 역사에 관한 것들을 전시해 놓았는데, 볼만한 전시물도 별로 없고 글로 설명하는 일본 역사관련 전시물들이 많아서 외국인으로서는 볼 것도 없었다. 게다가 휘몰아치던 오사카성의 모래바람!! 은자와 휘청거리며 모래바람에 뺨 맞았다고 엉엉거리다가 숙소로 돌아가서 짐이나 풀자고 돌아와 버렸다.



4. 가이유칸. 너무 이쁘고 볼 것 많은 수족관

숙소는 잘 정한 것 같다. 일본 여행을 여러번 했지만, 숙소만큼은 민박보다는 비즈니스 호텔을 정하는데, 아침 식사도 그렇고 위치도 그렇고 여러모로 여행에 더 편리한 것 같다. 이번에 정한 숙소도 지하철 역에서 바로 연결되어 이동하는 것도 편리하고 밤늦게 돌아와도 무섭지 않고, 게다가 바로 옆에 11시까지 하는 큰 마트가 있어서 밤에 군것질을 하기도 편했다.

우리 방으로 잡혀 있는 38층 높은 곳에서 바깥을 좀 내려다 보며 쉬다가 다시 길을 나섰다. 어디선가 가이유칸은 꼭 보라는 게시물을 보았어서, 입장료는 비싸지만 관람을 하러 나섰는데, 마침 4시 이후 입장이어서 300엔을 할인해 준단다. 에헤헤. 은자와 기쁜 마음으로 들어갔다.


오호오!!!!!!!!!!!!!!!!! 볼게 많다!!! 그 간 보아오던 수족관과 규모가 달라!!!!!!!!!!! 다음번에 오사카에 가도 꼭 다시 가볼 예정이다. 바다와 같이 넓은 풀에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징베상어, 망치상어, 가오리 등은, 눈을 뗄 수가 없더라 정말이지.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실컷 보고 나오는데 1시간 30분 정도를 소비한 것 같다. 나중에 오사카에 간 회사 동생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찬가지로 가이유칸에 갔는데 주말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보는데 좀 힘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너무 신나 놀다보니 3시간을 놀다가 나왔다고. ㅋ 주말은 피하는 편이 좋을 듯.



5. 도톰보리

가이유칸을 나와 저녁이 되어가니 맛있는 것을 먹자!라는 의견 일치. 맛난 음식 많다는 도톰보리로 향했다. 가이유칸에서 너무 신나게 논 탓에 저녁이 되어 가니 날이 어둑어둑해졌다. 도톰보리 상가를 잘 찾아갈 수 있을까 지하철에서 잠깐 걱정을 했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지하철에서 나서니 금방 보이더라. ㅎㅎㅎ 관광객들이 모두 찾는 게딱지(...), 달리는 구리코군, 긴류라멘 집들을 모두 훑어보고 어디서 먹을지 고민하다가, 긴류라멘 집으로 낙찰! 하지만 뭐. 명성은 명성일 뿐. 맛은 그냥 그랬다. 맛은 예전에 동경에서 찾은 큐슈장가라가 더 맛있었던듯 하다.


라면을 먹고 느긋한 마음으로 걸어다니다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한 잔 하고. 아이쇼핑을 좀 할까 하였으나... 시간이 너무 늦어 숙소로 돌아가야했다. 아쉬운 맘에 옆 쪽 마트에 들러 맥주와 안주거리를 잔뜩. ㅎ 돌아와서는 씻고 늘어지기. 아유 알찬 하루였다.



6. 교토 여행

회사일에 무리를 안 줄 만큼만 연차를 내고 가는만큼, 여행 날짜가 그리 넉넉하질 못했다. 더욱이 얼리버드 티켓의 특성상 시간대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아서 돌아오는 날은 그냥 일어나자 마자 와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면 말은 2박 3일이지만 우리에게 놀 수 있는 시간은 2일 뿐! 첫 날은 오사카 내를 돌기로 하고 다른 1일의 여행지를 어디로 결정할까. 라고 주변에 물어보니. 하나같이 추천해 준 교토 여행.

한 번 돌아보고 나니. 다시 오사카에 가도 꼭 가야지~라고 맘 먹게된 교토. 마치 우리 나라의 경주에 들른 듯 한산하고 조용하고 고풍스럽고... 10월에 가게 될 여행에서도 꼭 다시 들러야겠다. 기온도 들러보지 못했고... 아직 가볼 곳이 많아.

교토에 가면 관광객을 위한 버스 1일 승차권이 있다. 모든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우리도 이 승차권을 끊어서 사용하기로 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승차권은 첫 버스를 타고 내릴 때에는 승차권 내듯 카드 넣는 곳에 넣지만, 한 번 기계를 통과하고 나면 두번째 버스부터는 내릴 때 운전자에게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는 두번째 버스를 탈 때에도 탑승할 때 기계에 카드를 넣었는데, 삑삑 대는 소리에 깜짝 놀라 운전자에게 카드를 가져갔더니. "아, 이이데스요."(아, 괜찮아요.) 하더라.


금각사보다는 은각사가 볼 것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시간도 없는데 은각사부터 가자고 이야기가 되었다. 오오. 은각사는 정말... 정말...몹시 일본스럽게 고풍스럽고 정갈하다. 은각사의 정원은 정말이지. 저걸 어떻게 유지하나 싶은 그 세심함이랄까. 아기자기한 정원에 DSLR을 들고 간 나는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은각사에서 나와 금방 맞이하게 되는 철학의 길은 과연 이름이 붙을만 하구나 싶게 이쁜 길이었다. 작은 소품 가게들과 카페들이 연이어 있어 볼 것도 많고. 초록이 이쁜 길이다. (덧붙이자면 철학의 길 입구에 있는 커스터드푸딩 맛 아이스크림은 완소. ㅜㅜ)


점심으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음료수를 사들고 길을 걸으며 먹었다. 음흠흠~ 이제 어디로 갈까 하다가 이번에는 기요미즈데라(청수사)로 고고!! >_< 아유 여긴 은각사와 또 다른 맛이 있네. 규모가 정말 크다.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산의 전경이 참으로 예쁘다. 가을에 오면 단풍이 정말 이쁠 것 같다. 나는 쓰지도 않는데, 특산품으로 파는 기름종이가 마구 사고 싶다. -_-


울 조카 줄 기념품으로 유카타도 한 벌 마련했다. 교토역으로 돌아와서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모스버거에 들러 버거도 마구 먹어주시고, 근처 드럭스토어에서 일본에 오면 꼭 사야 한다는 동전 파스와 휴족시간(?), 그리고 시세이도 클렌징폼 따위를 구입을 했다. 나중에 회사 동생이 사온 것을 보니 내가 싼 곳에서 잘 사온 것 같다. 그리고 백화점에 들러 친구가 부탁한 손수건도 몇 장 구입. 도톰보리에 들러 저녁을 사서 숙소로 달려와 옆 마트에서 또 기념품(?)을 사댔다. 뭐 그래봐야 선물에 기념품 다 합쳐 몇 만원 안 썼지만. ㅎ.


휴족시간으로 발을 관리해주며, 저녁을 마구마구. 남길 것이 없이 마구마구. 2일만에 여행에서 돌아오려니 몹시 아쉽더라. 그래도 나에겐 10월 여행이 남았으니까! ㅎㅎㅎ 이번에는 4박 5일이니까!! 맛집도 좀 찾아보고 해서, 이번에는 준비를 좀 하고 가야지. 으라라라라차!! 여행은 너무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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