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구경

도쿄 4박 5일 (2006년 11~12월)

androbook 본캐 2010. 1. 20. 15:09
예전 홈피에 있던 것 옮김. 일일이 포샵 작업했던 사진들이 신기하다. 치아 교정 전이라서 지금이랑 달라보이는 것도(거의 정면으로 찍은 사진이 아닌 이상 입 다물고 찍은 사진은 죄다 어색. 웃으며 찍은 사진은 죄다 괴상) 신기하고, 해리포터에 빠졌더래서 손수 짠 그리핀도르 목도리(사진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노랑/빨강 목도리 ㅋ) 둘러매고 갔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11월 30일

여행 경비

도쿄 모노레일 470엔
하마마츠쵸~아키하바라 구간 150엔

경하와 일본에 가기로 하고는, 11월 초 부터 계획을 세웠다. 좀 더 시간이 많은 경하는 일찌감치 날아가서 오사카를 구경하다가 11월 30일 늦은 밤 도쿄에서 합류하여 도미인 호텔에서1박, 프린세스 호텔에서 3박을 하고 오는 것으로 계획이 세워졌다.

먼저 떠나는 경하 배웅.


30일 밤에 도쿄에서 어떻게 만날 것인가를 이야기하다가 호텔 근처인 '아키하바라역에서 만날까?'라는 이야기가 잠시 나왔으나 곧, '아키하바라역의 어디에서?'라는 물음에 아하~...라는 쩜쩜쩜을 남기고는 결국 숙소인 도미인 호텔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30일 비행 시간은 퇴근 시간과 매우 바트게 있었더래서 자칫하면 비행기를 놓친다는 불안감에 그야말로 부리나케 김포로 달려갔다. 겨우겨우 하네다행 비행기에 오르자 한숨 돌리긴 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혼자 비행기에 오르기는 처음인데 공항에서 찍은 셀카 한 장 없다는 것이 생각났다. 이긍. 게다가 비행 시간 막바지에 티켓팅을 하는 바람에 좌석도 3좌석 중 가운데 낀 좌석이었다. 하지만 뭐 회사에서 피곤하게 일하고 온 덕에 좌석에 불편해 할 사이도 없이 비행이 시작되자 기내식을 먹고는 이내 잠들어 버렸다.

하네다에 도착했을 땐 예상은 했지만서도 꽤나 늦은 시간이었더래서 웬지 맘이 조급해졌다. 생판 모르는 동네니까 말이나 제대로 통할런지 걱정도 되고...오밤중에 내가 호텔까지 잘 찾아갈 수 있으려나 고민하면서 두리번 두리번. JR선까지 가는 데에는 도쿄 모노레일을 이용했다. 도쿄 모노레일을 타고 하마마츠쵸로 가려니 나 외의 승객이라고는 내 옆 쪽으로 앉은 역시나 일본 여행을 온 듯한 한국 아가씨 둘과, 건너편으로 앉은 친구사이로 보이는 일본 아가씨 둘이 전부인 모양이었다. 그렇게 JR하마마츠쵸 역으로 가서는 JR을 타고 다시 아키하바라 역으로 GO GO. 예전에 일본에 왔을 때는 일본 전철이 퍽 우리 나라의 것과는 달라보였는데, 이제사 다시 오니 다를 것도 없다. 신기한 것은 전철이 가는 길 양쪽으로 뻗은 건물 숲이었는데 대부분이 전철쪽을 향해 창문들이 나 있어서, 아직도 일하고 있는 사무실이라던가, 불이 꺼진 사무실들을 구경하며 갔다. '아아, 울 회사는 아직도 근무 중이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마치 그 동네에서 피곤에 쩔어 퇴근한 회사원인 양.

겁 먹지 않으려고 미리 구글 어스를 통해서 동네를 좀 봐두고 갔더니 효과가 있었다. 덕분에 아키하바라에 내려서도 그닥 헤매지 않고서 호텔을 잘 찾아갔다. 도미인 호텔의 첫 인상은 외관상으론 좀 호텔 같지 않더라는. 들어가자마자 입구에 보이는 데스크에서는 약간 긴장했다. 내 일본어를 저 사람들이 알아먹을 것인가!;;

스미마셍. 토모다치가 체쿠잉 시타토..
(실례합니다 친구가 체크인 했다는데..)
뭐라뭐라....(방 번호가 어떻게 되시죠?)
'크흑. 알아듣는다;_;!'
하치마루이치데스...(팔공일입니다.)
오나마에가...(이름이...)
경하데쓰.(경하입니다.)
뭐라뭐라....(아 네, 방에 계십니다. 올라가시면 되요.)

아아, 첫번째 관문 통과! 기쁜 마음으로 폴짝폴짝 8층으로 올라갔으나, 8층에서 방을 찾아 들어가기까지는 조금 난관이 있었다. 분명 맞는 방으로 갔는데 암만 두드려도 사람이 안 나오더라는. 순간 매우 당황하며 약 3분간(...) 격하게 허둥거렸다. 잠시 후 "미안...잤어...=_=" 라며 나오는 경하양을 살짝 흘겨주며 방으로 입장.(+_+)

오사카에서 맛난 것 사들고 와서 기다리고 있겠다던 경하양. 뭔가 먹을 것을 사다 놓긴 했다. 첨 보는 소스의 타코야끼에 도시락, 맥주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배가 안 고파서 그랬나, 식어서 그랬나. 생각보다 맛은 별로 없었다.(미안 경하야;)
일단 먹고.


먹는 동안 가장 주를 이루었던 경하님하의 말쌈은 "츄워...ㅡ,.ㅡ.." 였다. 방 위쪽에 있는 에어컨 비슷한 것의 온도를 계속 올려보았지만 어쩐지 따듯한 바람이 나오는 것 같지는 않고. 결국 짧은 일어 실력으로 다시 데스크에 내려가 방안이 너무 추운데 따뜻하게 안 되겠냐고 물어보았다. 냉큼 방 까지 함께 올라오시는 직원분을 보면서 역시 일본..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 에어컨 비스무리한 것으로 조절하는 것이 맞다고. 다만 따뜻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는 대답을 듣고 따뜻해지길 기다렸는데, 결국 다음 날 아침까지도 방은 따뜻해지지 않더라. 본래 우리 나라처럼 방을 뜨끈뜨끈하게 유지하는 풍습이 아니다보니 아마도 이 정도가 저 사람들한테는 따뜻한 건가 보다라고 이해해버렸다. 암튼 온도 조절을 최고온(그래봐야 30도 조금 넘음.)으로 올려놓고서 도쿄에서의 첫 숙소를 이곳으로 정한 가장 큰 이유가 된 호텔의 대욕탕을 찾아갔다. 가장 윗층에 있는데, 이름에서 기대한 것과는 달리 매우 아담한 사이즈의 목욕탕이었다. 귀엽고, 아무래도 일본색이 배어나와 재밌긴 했지만.


탕에서는 차마 못 찍고 탈의실에서 살짝 사진을.


이곳의 욕탕이 생각보다 단촐해 보인데에는, 물론 실제 단촐하긴 하지만. 대한민국 동네 찜질방들의 눈부신 발전도 한 몫을 한 것도 같다. 울 동네만 해도 화려 번쩍한 찜질방들이 즐비하여, 이곳 욕탕에 가니 이건 그저 찜질방이 축소된 모습일 뿐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 아마도 제대로 된 온천에 가면 또 틀리겠지?


12월 1일

 경로 : 지브리, 노다메 카페, 도쿄 도청 전망대

여행 경비

토구나이 패스 730엔
신쥬쿠~미타카 구간 150엔
지브리 입장표 1000엔
햄버거+음료 470엔
지브리 왕복 버스비 400엔
미타카~신쥬쿠 구간 210엔
노다메 카페 1100엔
저녁 간식 1053엔


전날 목욕으로 따뜻해진 몸으로 개운하게 자고 일어나 나갈 준비를 열심히 했다. 아침에 못 일어나서 좀 헤매긴 했지만... 드디어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는 날이니까!>_< 늦기 전에 서둘러서 호텔 패키지로 들어있던 식권을 사용하고, 도미인을 나섰다.


졸리긴 했지만...

 

씻고, 여행 출발~.


그렇다고 바로 뭔가를 둘러보러 간 것은 아니고. 돌아다니자니 짐이 너무 많은데다가, 경하의 가방이 너무 커서 코인 락커를 쓰기도 좀 뭐했기에(물론 큰 락카도 있겠지만) 묵기로 예약한 호텔도 있고 하니 그 곳 데스크에 짐을 맡겨두기로 했다. 해서 아키하바라 역으로 나와서 토구나이 패스(jr 1d일 패스)를 끊었다. 이 토구나이 패스를 끊는 과정이 또 험난했는데, 그 이유가. 표를 끊는 무인기계가 여행책자에 나온 기계와 다르게 생겼던 것이다.-_- 메뉴는 물론. 지나가던 일본 여자분을 붙들고서 여쭈어 봤으나, 사실 거기 사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전철만 타고 다닐 일이 무에 있어서 1일 권을 끊어 보았겠는가. 잘 모르시겠단다. 크흑 orz. 중앙 개찰구 쪽에 역무원이 있다고 가서 문의해 보라니 중앙 개찰구 쪽으로 다시 발길을 돌렸다. 역무원으로 보이는 사람을 찾아서 물어보려는 찰나, 뒤에서 누군가 등을 두드렸다. 뒤를 돌아보니, 아까 잘 모르겠다던 그 아가씨다. "알았어요!"(물론 일본어로) 토구나이 패스를 끊는 메뉴를 알았다고 따라오라시더니 무인 기계의 터치 스크린을 몇 번 두드려 메뉴를 찾아주신다. 오마나. 감솨해라. 처음 질문 했던 곳에서 중앙 개찰구까지 삼분에서 오분은 걸은 것 같은데, 뒤를 쫒아 뛰어 왔단 소리 아냐._-_;;; 아리가토 고자이마스를 연방 외치며 아가씨를 보내고 전철을 탔다.

프린세스 호텔 데스크에 짐을 맡기고. 첫 관광으로 지브리 미술관으로 가기 위해 미타카역을 찾아 갔는데, 이 곳은 jr선이 운행되는 곳이 아니라서 가장 근처의 jr선에서 다시 미타카까지의 구간 패스를 끊어서 이동해야 했다. 지브리는 원래 예약제로 운행되고, 당일로 표를 사기 위해서는 미타카 역 근처의 JTB 트래블랜드라는 여행사에서 표를 구매해야 한다. 표를 구하고는, 점심을 먹기 위해 오는 길에 보아 둔 맥도날드를 찾았다. 버거 세트를 시키는 도중에 포테이토와 음료를 큰 걸로 바꿀까하는 이야기를 하다가 점원이 묻는 말에 그냥 오리지날로 해 주세요 했더니. 버거와 음료만이 나왔다. 세트 주문을 한 후여서 그냥 원래대로 달라는 야그였는데, 외국인에 당황한 점원분은 버거랑 주문한 음료만 달라는 말로 오해했나보다. 다시 설명하자니 계산이며 뭐며...그냥 먹자.라고. 햄버거를 먹고 나와서 지브리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으로 향했다. 어떤 버스를 타야 하나 하며 걷고 있는데, 웬걸. 지브리 만화 그림으로 뒤덮인 노란색 버스가 눈에 화악 들어왔다. 아 저거네, 저거.
 

지브리 미술관에서의 사진들.
내부에서 사진을 못 찍는 규정이 있어서 너무 아쉬웠어ㅜ_ㅜ.

 

지브리 미술관을 나와서는 어디를 가볼까 이야기했다. 일본에 두번째 왔는데, 처음이나 지금이나 너무 준비 없이 와서 여행 계획은 즉석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경하가 요즘 푹 빠져 있는 노다메 칸타빌레(만화이자 드라마) 드라마에 나오는 노다메의 방을 볼 수 있는 카페가 있다고. 꼭 거기에 가 보고 싶다고 하니 가봐야지! 음화화화! 근데.. 내 발꾸락이 너무 아픈 관계로... 일본 여행 온다고 안 신던 부츠를 신었더니 반나절만에 발이 만신창이가 되어 버렸다. 해서 프린세스 호텔로 돌아가 일단 짐을 풀고 잠시 쉬었다 나서기로 했다.

12월 첫 날인데도 이미 곳곳에 트리가 장식되어 있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잔뜩 배어나왔다.
한국으로 와서는 정작 25일이 되어서도 크리스마스인지 잘 모르겠던데.'_'

그 노다메 카페가 신쥬쿠에 있다고 했다. 신쥬쿠에 내려서는, 이전 여행에서도 들렀던 스누피 샾에 잠시 들렀다가 카페를 찾아 나섰다. 힘차게 나서긴 했는데. -_-;;; 알아오신 정보가 너무 빈약하여 알바를 하고 있던 일본인 청년 둘에게 물어보아도 그런 곳을 통 모르는 것이다. 캭. 포기할까 했으나, 가만 보니 경하님하께서 적어오신 수첩에 뭔가 지역에 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 본인이 써 놓고서도 뭘 적어놓은 건지 모르는 그 정보를 가지고 물어물어 카페를 찾아 냈다. 으핫. 기뻐하며 기념 촬영도 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 였는데, 마침 시간을 잘 맞추어가서 재즈 연주도 볼 수 있었다. 물론 페이를 지불해야 했지만.(추가 지불해야 하는 건지 몰랐다고!-ㅁ-!!;;)


노다메 카페. 치아키가 만드는 음식들이 메뉴로 있다.

노다메 카페에서 노다메의 방으로 꾸며놓은 곳.


신쥬쿠를 조금 더 걷고, 도쿄 도청으로 야경을 보러 나섰다. 지난 번 일본여행에서 못 찾아서 결국 홈리스만 잔뜩 보고 오도록 만들었던 도쿄 도청. 이번엔 꼭 찾고 말리라-_-! 근데. 이번에도 정말 정말 정말. 한참을 헤맸다. 도쿄 도청이 그리 큰 줄은 몰라서 동관 서관 어쩌구 저쩌구 대체 전망대가 어디야! 를 외치며 돌아다녀 결국 찾아냈다. 한 시간 반은 족히 헤맸지 싶다. 돌아오는 길에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길이 있었는데, 안내 아저씨가 '지텐샤 사가시테 키마시타까?'(자전거 찾으러 오셨습니까?)라고 하는 말을 '찌카테쯔 사가시테 이마스까?'(전철을 찾고 있습니까?)로 잘못 듣는 바람에 그냥 '하이!소데스!'라고 외쳤다가 생뚱맞은 자전거 앞으로 안내 받고 잠시 당황하기도 했다. 하기사 이제 생각해보면 내 이마에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써 붙이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 아저씨가 관광객 안내하려고 그 자리에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질문을 했을리가 없지.-_- 낯 선 상황에 처하면 그것을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생각하게 마련인 것이 사람인 듯.


도쿄 도청. 막상 가 보면 발자욱 찍고 오는데 의미를 두는 것 외에는...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는 근처의 수퍼에 들러서 먹을 것을 잔뜩 챙겨들고 들어갔다. 병으로 된 플레인 요구르트가 세일하고 있길래 먹어봤는데, 꽤나 맛있었다. 한국에서 안 들여올라나? 사발면도 사다 먹었는데 그림과 내용물이 너무 같아서 깜짝 놀랬다. 근데 한국에 와서 편의점에 가니 그 사발면. 팔고 있더라는...-_-. 사발면을 먹으면서 tv를 틀었더니 신기하게도 우리 나라 드라마인 다모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하고 있었다.


일본 사발면.

12월 2일
 
경로 : 오다이바
(도쿄 빅 사이트, 도요타 전시장, 비너스 포트 등)

여행 경비

시나가와~심바시 구간 160엔
스타벅스 커피 360엔
유리카모메 1일권 800엔
편의점 도시락 190엔
게임 400엔
저녁 580엔
엄마 선물 캐릭터 베게 1000엔
마토 선물 사탕 720엔
심바시~시나가와 구간 160엔
모스버거 325엔
 
맨날 회사서 프로그래밍만 하고 앉았다가, 여행을 한다고 하루 열심히 돌아다녔더니, 시상에. 아침에 못 일어나겠더라. 내 체력이 약한 것이야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커헉...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하마터면 호텔 패키지로 들어있는 식권도 못 쓸 뻔 했다. 반면 너무 쌩쌩하신 경하공주님. 이 분이 보기와는 달리 쇼핑으로 단련된 강철 체력을! 지니고 계시더라는. 아이고 암튼 일어나서 힘들게 다시 관광을 하러 나섰다.
 
호텔 앞 마당에서 사진을 한방씩.

  

잠깐 호텔의 아침메뉴를. 맛은 정말 없었...-_-


오늘은 오다이바를 돌자!라고 결정했으므로 오다이바를 도는 모노레일인 유리카모메선 1일권을 끊으러 나섰다. 유리카모메선의 출발지인 심바시 역으로 가서는, 무엇을 발견했는나면, 스타벅스! 여름이 아니라서 음료수가 많이 생각나진 않았는데, 쌀쌀한 날씨에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별다방 커피 한 잔이 너무 생각났더랬다. 지난번 일본 여행 때는 그렇게 흔하게 보이더니 어제는 영판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별다방이 눈 앞에 보이니 둘 다 룰루 랄라, 아침부터 너무 행복해 하면서 별다방 입장. 모카를 시키면서는 휘핑크림을 너무 좋아하는 경하공주님을 위해, '크리무 닥상 하이테 구다사이~'(크림을 잔뜩 넣어 주세요~)를 점원께 외쳐 드렸다. 행복하게 커피를 한 잔 마시고는 산뜻하게 유리카모메선에 탑승! 관광차원에서 탁 트인 앞자리를 선택!...하려 했으나 같은 생각을 가진 수 많은 다른 관광객에 밀려 중간에 어정쩡하게 탑승해 버렸다. 1일권을 끊었으니 제일 마지막 역으로 가서 마지막 역부터 주욱 돌지 뭐.라는 SM(스몰 마인드)다운 합의를 하고 마지막 토요스역까지 가서 텅텅 빈 모노레일의 가장 앞자리에서 다시 돌기 시작했다. 아니 가장 뒷자리였나? 기억이 가물가물...


유리카모메 정거장들.

오다이바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도쿄 빅 사이트였다. 우리나라 코엑스처럼 이것 저것 행사가 많은 곳이란다. 이 날은 디자인페스타인가 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 만화 관련 행사였는지 코스프레를 한 청소년들이 잔뜩 돌아다니고 있었다. 지난 번 일본에 와서도 보고 놀랐지만, 일본의 음료 자판기에는 메뉴가 정말 많아서,(요즈음은 우리나라 자판기들도 점점 이리 되고 있지.) 자판기 앞에서도 사진을 찍고, 편의점에서는 도시락을 사 먹었다. 190엔짜리 도시락에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딱 내가 먹을 양만큼만 들어 있어서 대만족.


빨간 손잡이의 큰 톱이 마스코트인 도쿄 빅 사이트.

다시 모노레일을 기다립니다~.


오다이바에서의 두번째 관광지는 비너스 포트와 팔레트 타운이 모여 있는 그 곳이었다. 지난 번 일본 여행에서는 여기를 돌다가 시간이 다 되어서 공항으로 서둘러 떠났더랬다. 먼저 도요타 차 전시장을 구경했는데, 가뜩이나 차가 사고 마음에 불을 질러대는 전시용 차들은 또 하나같이 너무 이뻐서 침을 질질 흘려댔다. 다만 너무 열심히 구경을 했더랬는지 이 날은 이곳에서부터 벌써 진이 빠져 버렸더랬다. 더 힘들기 전에 비너스 포트인지 팔레트 타운인지로 이동하자고, 서둘러 움직였다. 둘 중 어디였는지 생각은 안 나지만 암튼 천정의 색깔이 변하던 그 곳에서 분수를 구경하다가 발걸음 가는데로 돌아다니는데, 오픈 공연 중인 가수가 보였다. 그냥 아무나 가서 공짜로 구경하는 모양이어서 쫒아갔더니 'the one'이라는 그룹이란다. 음 그렇군. 예의상 한 곡이 끝날 때까지는 감상해 주고, 박수를 치고 돌아섰다. 이후로는 정말이지 열심히. 사진을 찍어댔다.


도요타 전시장에서 내 사진.

도요타 전시장에서 경하 사진.


도요타 전시장과 비너스 포트, 팔레트 타운에서 함께.


나와서는 후지 TV로 이동했다. 진즉부터 힘들었던데다가 이미 날은 어둑어둑해져 있고, 날씨가 꽤 쌀쌀하여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_- 오픈 스튜디오를 구경하는 대열에 끼여 실내로 들어갔다. 스튜디오로 가는 복도에는 주요 프로그램이나 스타들의 사진을 걸어놓았는데, 그 중에 보아가 보여서 신기해했다. 또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유명 프로그램들의 기념촬영용 데스크들이 놓여져 있어서 다시 기운을 내서 사진을...


후지TV에서.

그리고는 레인보우 브릿지와 자유의 여신상 축소형이 보이는 백화점에서(이름이 기억나지 않아~~ㅜ_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덱스 도쿄 비치에(예전 놀이거리랑 불량식품?들을 모아 건물 내부에 옛 거리를 재현 해 놓았다.) 들러서 구경을 했다.


레인보우 브릿지, 덱스 도쿄 비치 등.

그렇게 오다이바를 하루 종일 돌고 나니 정말이지. 완전히. 진이 빠져버렸다. 어찌나 힘이 들던지. 아아 이래서 여행도 젊을 때 해야 한다고 하나봐. 훌쩍.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는 근처에 있는 모스 버거에서 햄버거를 샀는데, 에고. 알바 총각이 또 늠 이쁜게야. (낯 선 알바에게서 세븐이의 필이~) 함께 사진을 찍자고 제의를 할까 했으나 그러기엔 너무 SM한 이 몸. 결국 경하 사진을 찍는 척 하며 옆모습을 찍는. 돌아 오는 날 용기를 내서, 함께 사진찍어 주지 않겠냐는 말을 연습하며 모스버거를 찾았으나, 그 총각은 주말 알바였는지 보이 않았다는. 크흑... 아, 이전 날에 드라마 다모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나오더니 이 날부터는 상영이 시작되었다. 자막이 나올 것을 예상하고 보다가 일본 성우 목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와서 깜짝 놀랐다.'_';


프린세스 호텔로 돌아와서.
모스버거 총각 사진이 초상권에 걸리진 않겠지..-_-...
 
12월 3일

경로 : 우에노, 아사쿠사,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여행 경비

토구나이 패스 470엔
우에노 공원 입장권 600엔
우에노 공원에서 간식 739엔
우에노~아사쿠사 구간 160엔
당고 110엔
언니와 동생 커플 선물 인형 1600엔
지인들 선물 핸드폰 걸이 1000엔
카레 950엔
마토 CD 5309엔
loft 신기한 이쑤시개 294엔
스타벅스 410엔


3일 아침에는 일어났더니 둘 다 눈이 탱탱 부은 것이 여행을 너무 열심히 다녔나 보다.(밤에 너무 먹고 자서 그런지도...) 먼저 우에노 공원부터 돌자. 지난 번 여행에서는 홈리스가 그렇게 많더니 이번에는 그렇게 많지는 않다. 좀 더 추울 때 와서 그런가? 우에노 공원을 짧게 돌고, 우에노 동물원으로 가서 나들이~ 고릴라가 수건을 뒤집어 쓰고 인생이 다 그런거지-라는 포즈로 앉아 있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너무 웃겼어. 사진을 지대로 못 찍어 온 게 한.

아침에 힘겹게 일어나 우에노 공원과 동물원으로

 

우에노에서 나와서는 아사쿠사를 돌기로 했다. 아사쿠사 쇼핑 거리가 지난 여행 때 보다 짧게 느껴지고, 그 때보다 일본색이 적게 느껴진 것은 두번째라고 나름 익숙해져서인가, 아님 그 곳이 바뀐 것인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아무튼 여전히 관광 상품들이 가득한 그 곳을 경하와 당고를 하나씩 사 물고서 구경하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아사쿠사와 그 뒤의 신사.

가족들이랑 지인들한테 선물할 선물 거리를 조금 사고, 어디를 갈꺼나 하고 고민하다가 간 곳은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였다. 길을 찾다보니 아사히 맥주 건물이 보여서 사진을 찰칵.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찾아갔는데, 도착하고 보니 이미 완전 깜깜해진 저녁이었다. 아니 뭘 했다고. 근데 그러고 보니 배가 너무 고프더라. 배가 너무 고팠더래서, 가볍게 사진을 몇 장 찍고, 백화점에서 경하가 쇼핑을 하는 동안 기다렸다가, 백화점 지하의 식품코너에서 카레를 먹었다. 뭔가 매운 맛이 0단계에서 몇 십 단계까지 있다고 메뉴판을 보여주는데 배가 고파서 아무것도 안 보였다. 안 매운 걸로 주세요.. 라고 주문하고는 완전 허기진 상태에서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카레를 숨도 안 쉬고 먹고서. 한숨 돌리고 나니 살 것 같아서 다시 거리로. 마토가 부탁한 음악CD들을 사려고 찾아다녔는데 생각보다 음반 가게가 별로 안 보였다. 일본도 음반시장이 불황은 불황인가봐. 결국 시부야 거리를 다시 한 번 찬찬히 돌고 타워레코드를 찾아 가기로 했다. 시부야에 가니 일본 여행기마다 본 삼성 네온사인이 보여서 또 한 방 찍어주시고. CD들을 사고, loft에 가서는 입욕제들을(종류가 무지 많다.) 구경하다가 생뚱맞은 물건을 하나 샀다. 설명하기는 힘든데... 생긴 건 기능성 이쑤시개처럼 생겼는데, 암튼 치아 관리에 쓰이는 듯. 충동구매 했다. 흐흐. 여행 끝물이라고 피곤이 쌓였는지 이 날은 암튼 너무 힘들었기에 시부야의 별다방이 너무 반가웠다. 냉큼 들어가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쉬었다가 호텔로 컴백.


에비스...가든 플레이스(?)와 시부야.

12월 4일

경로 : 지유가오카, 귀로

여행 경비

시나가와~시부야 구간 150엔
시부야~지유가오카 구간 150엔
케잌 550엔
지유가오카~시부야 구간 150엔
loft에서 목욕용 소금들 1785엔
시부야~메구로 구간 150엔
메구로~하마마츠쵸 구간 160엔
모노레일 470엔
하네다 공항 모밀소바 정식 1260엔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이었던 여행 마지막 날은, 오전밖에 활용할 수 없으므로 오전내에 다녀올 수 있는 거리에 있는 곳. 지유가오카에 들르기로 했다. 지하철 안에서 매 역마다, '여기 어디야?' '우리 내릴 때 안 된거지?' 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시끄러웠는지, 신경이 쓰였는지, 옆에 않아 계시던 풍채가 넉넉하신 중년의 남자분께서 "어디 가는데?"라고 물으셔서 깜짝 놀랐다. 목적지를 들으시더니, "츠기노 츠기"(다음 다음) "다음 다음 역이야."라고 말씀하셨다. "아 넵-_-;" 일본 여행 두번째로,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일본에 생각보다 우리 나라 사람이 많다.

프린세스 호텔을 나섭니다.

 

지유가오카라는 곳이 거리도 이쁘다 하고, 또 유명한 케잌집이 있다고 해서 그 곳에 찾아가 보기로 했다. 스윗 포레스트라는 곳인데, 왜 사람들한테 물어볼 때마다 자꾸 입에서 스윗 포테이토라고 나오려고 하는지.-_- 암튼 마지막에 근처까지 가서 헤매고 있을 때 아주머니 한 분이 친절히 가르쳐주셔서 찾아가긴 했다. 문제는 아주머니와 대화하다 보니 그 분도 그 앞에서 케잌 가게를 하고 계신다고...컥; 다른 가게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주신 그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꾸벅. 아주머니께 죄송하고, 감사하고 당황스럽고 순간에 여러 생각이 떠올랐으나-_-;; 흐흐. 그래도 가던 곳으로 가야지. 결국 찾던 곳으로 가서 케익을 먹었는데, 한국에서 잘 못 본 밀피유 베이스 케잌들로 골랐다. 생각보다 맛있었고, 평일 오전이어서 그랬는지 사람도 별로 없고. 햇볕을 쬐며 느긋하게 케익을 먹고 왔다.

지유가오카와 스윗 포레스트, loft.

지유가오카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시부야 loft에 다시 들러 선물용으로 입욕제들을 잔뜩 사고 하네다 공항으로 부랴부랴 출발했다. 티켓팅을 하고 남는 시간에는 모밀소바로 가볍게 한끼를 때우고, 비행기에 올랐다. 김포에서 집으로 오니 늦은 저녁. 이렇게 두번째 일본 여행이 끝났다. 아. 근데. 벌써 또 여행이 가고 싶다. 크헉 우얄꼬...


하네다 공항으로 가는 길, 김포 공항에서...
 
정리를 한다고 했는데도, 못 다 적은 얘기들이 많은 것 같아. 흠. 수전증에 걸려서 사진 찍을 때마다 카메라를 흔들어 댄 나를 참아 준 경하양에게 다시 한 번 땡스. 미안하고. (미아아아아안~~~~~~>ㅁ<) 그래도 또 나랑 같이 갈거지? 잇힝. 여튼. 우울한 일상에 친구들과의 산책, 나들이, 여행은 크나큰 보상이어서 언제나 마냥 좋지만.(나들이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툼같은 것은 일단 열외) 그래도 다음 여행에서는 좀 더 넉넉한 여유와 확실한 계획을 가지고서 떠나고 싶다. 어데가 좋을꺼나~. 흐흥~.

총 여행 경비

비행기 왕복 티켓 300300원
유류할증료 70000원
도미인 호텔 1박 숙박비 5750엔
프린세스 호텔 3박 숙박비 120960원
5일간 여행 경비 26275엔

약 32025엔 + 491260원 = 약 80만원



대강의 여행경로
지도에 그리려고 했는데 너무 힘들어서 일단.

1일 : 지브리 미술관 ▶ 노다메 카페 ▶ 도쿄 도청 전망대 ...
2일 : 오다이바 - 도쿄 빅 사이트 ▶ 도요타 전시장 ▶ 비너스 포트 ▶ 후지TV ...
3일 : 우에노 ▶ 아사쿠사 ▶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
4일 : 지유가오카


'세상 구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사카 2박3일 (2010년 6월)  (0) 2010.07.21
헤이리 (2010년 6월)  (2) 2010.06.03
북경 출장 (2009년 10월)  (2) 2010.01.20
북경 출장 (2009년 4월)  (0) 2010.01.20
상해 출장 (2009년 3월)  (0) 2010.01.20